투자 상식, 핀트레터
주가 힌트, 어디 없을까?
2023. 07. 10
‘내일 주가를 미리 알 수만 있다면…’ 모든 투자자가 바라는 꿈같은 이야기죠. 욕심을 조금만 버린다면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에요. 주가가 어떤 경향을 보일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경기순환과 주가는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져요. 물론 일대일로 대응하는 일차함수 관계는 아니고요. 주가는 이 외에 기업 정책이나 실적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죠. 그러나 경향성 측면에서는 분명한 관련이 있어요.
경기가 회복기에 들어서며 성장세를 보일 때 , 기업 수익 역시 늘어나고 투자 심리가 강해지면서 생산 및 고용이 활발해지는 경향을 보여요. 고용 확대는 소득 증가로, 소득 증가는 다시 소비 확대로 이어지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거죠.
반대로 경기 수축기에는 투자, 생산, 고용, 소득, 소비에서 저조한 모습을 보이며 주가가 떨어지는 결과를 낳곤 해요. 이처럼 경기와 주가는 대체로 비례하는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경기가 어떤 국면에 들어섰는지 파악하는 건 투자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에요. 이를 위해 경기선행지수를 활용하는 게 우선이고요.
비영리 민간 경제연구기관 컨퍼런스보드(Conference Board)는 경기 예측에 도움을 주는 미국 경기종합지수를 매달 발표해요.
경기종합지수는 실질 GDP와 강한 상관관계를 갖는 지표로, 그중 하나인 경기선행지수는 향후 약 7개월 뒤 일어날 실제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지표로 쓰여요.
위 그림에서 보면 경기선행지수가 말해주는 전년동기대비 증감률(YoY)이 6개월 연속 하락한 시기와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경기침체(Recession)라 판단한 시기가 맞아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경기선행지수를 항상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는 거죠.
👉 Editor’s comment
경기선행지수 산출에 필요한 지표 10
1. 제조업 평균 주당 근로 시간
2.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3. 제조업 신규주문
4. 비 국방 자본재 신규주문
5. ISM 제조업지수 중 신규주문
6. 민간 주택허가 건수
7. S&P 500
8. 선행신용지수
9. 장단기금리차(10년물 미국채금리 – 연방기금금리)
10. 소비자기대지수
위 지표들을 보면 제조업 관련 지표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 비중이 크기 때문일까요?
작년 기준으로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제조업 비중은 서비스업의 15% 수준에 불과할 뿐이었어요. 컨퍼런스보드는 어떤 이유에서 이토록 제조업을 주의 깊게 바라보는 걸까요?
제조업은 서비스업보다 경기순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어요.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면 생산량을 늘리는 제조업 특성상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는 건 물론, 다양한 산업 부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 전반에 걸친 동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경기 회복기에 접어들면 신규 주문이 늘면서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요. 미국 공급관리자 협회에서는 미국 內 400개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설문을 진행하는데요.
주문, 생산, 고용, 재고, 원자재가격, 수주잔량, 수출입 등 자료를 취합해 ISM 제조업지수를 발표해요. 여기서 신규 주문을 경기선행지수 산출 지표로 활용하고요.
신규주문을 콕 집어서 보는 건 경기 개선 신호로 작용할 여지가 다른 것에 비해 크기 때문이에요. 다른 분야에서 수요가 늘었거나, 늘 것을 예측해 준비하는 경우에 신규주문 증가의 결과로 이어져요. 그리고 이는 곧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해요.
경기가 나빠져 고용이 줄면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늘어나요. 그래서 정리해고의 증감에 대한 시그널을 한발 앞서 알 수 있는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선행지표로 활용되고 있어요.
평균 주당 근로 시간을 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에요. 그 중에서도 제조업이 경기에 더 민감한 변화를 보이는데요. 이는 경기 상황에 따라 신규 채용이나 해고 등 직접적 인력 변화로 이어지기보다는, 근무 시간 조정 등 1차 조치를 통해 좀 더 경기 변화를 지켜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에요.
주택건설 분야만큼 경기 흐름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는 곳도 없어요. 그만큼 경기순환 특성이 잘 드러나는 섹터 중 하나죠. 그리고 이에 대한 초기 정보를 담고 있는 게 바로 민간 주택 허가 건수예요.
신규주택 착공 소식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어요. 집을 짓기 위한 고용 활성화는 물론, 가구, 가전, 건축재 등 소비가 많아지기에 생산도 덩달아 늘어나는 등 파생 효과가 크니까요. 또한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데 담보대출이 자주 쓰이는 만큼, 소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경제의 장기적 추세에 큰 영향을 줘요.
주가는 경기를 선행한다는 말, 어디선가 들어보지 않았나요? 주가는 향후 기업 실적을 바탕으로 결정돼요. 또한 기업 실적은 경기 상황에 민감하기에 시장에서 예측하는 경기 상황도 반영되어 있고요.
가까운 미래, 즉 몇 개월 뒤 현금흐름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역으로 주가지수는 경기선행지수로 활용할 수 있는 셈이죠.
오늘 핀트레터에서는 경기선행지수에 대해 알아봤어요. 이 경기선행지수가 최근 1년 넘게 하락 중인데요.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 2010년, 주가는 2배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어요.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하나의 지수가 떨어진다는 사실에 민감하게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그보다는 경기 침체 신호 중 하나로 보고 다른 지표도 조금 더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는 게 좋아요. 그 과정에서 느끼는 시장 변화는 분명 투자에 도움 주는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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