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일본 여행 열풍 뒤에 숨은 진실

2023. 10. 31

일본. 이미 다녀왔거나 혹은 여행을 계획 중이진 않나요? 최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 4분기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는 일본으로 나타났어요.

*올해 4분기 교원투어 해외 패키지여행 예약 데이터(출발 기준) 기반 ‘가을 및 겨울 해외여행 트렌드’.

우리나라와 가까운 지리적 이점으로 늘어난 해외 여행 수요를 흡수한 걸까요? 물론, 이러한 배경도 있겠지만 근래 몇 년간 볼 수 없던 엔저 현상이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번 핀트레터에서는 당일치기로 일본에서 명품과 위스키를 사 오는 일련의 현상, 그 이면에 숨은 일본 경제 정책에 대해 알아볼게요.

1달러 = 150엔

나와는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탓에 “지금이 일본 여행 적기”라고 말하지만, 지금의 엔저 현상은 꽤 심각한 수준이에요.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에 엔/원 환율은 100엔당 900원 아래로 떨어졌어요.

달러/엔 환율은 작년 기준으로 32년 만에 달러당 150엔을 기록한 이래 다시 한번 150엔 선을 두드리고 있고요. 의도치 않은 결과처럼 보이는 이런 엔저 현상은 사실 일본 정부가 뒤에서 기획한 정책에 따른 결과예요.

출처: Investing.com

🇯🇵: 사실 속사정은…

‘아베노믹스(Abenomics)’. 고질적인 저물가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제 활성화 정책이죠. 초반에는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듯 보였어요. 국채 매입 등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니 일본 경기가 기지개를 켜며, 2020년 11월 닛케이 지수가 29년 만에 25,500선을 돌파한 거예요.

하지만 밝으면 어두운 곳도 있는 법. 재정지출 확대 계획은 있어도, 세수를 늘릴 계획은 없던 아베노믹스는 국가 부채를 막대한 규모로 키웠어요. 경기부양을 위해 국채 발행량이 증가한 게 원인이었죠. 일본은 2021년 기준, 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이 256% 수준으로, 2위 그리스의 192%와도 상당한 격차를 보였어요.

🏛: 돈 맡기려고? 그럼 수수료 내

예금이자라도 받기 위해 은행에 돈 맡기려는데 되레 수수료를 내라고 하면 기분이 어떠시겠어요? 지금 일본이 그런 상황이에요. 2016년에 일본은 경제 활성화를 내걸고 기준금리를 -0.1%로 동결하기에 이르렀어요. 저축을 원천봉쇄당한 사람들의 행동 패턴이 자연스레 소비로 이어질 거라 예상한 거죠.

과연 이러한 예상은 적중하며 일본 경기는 활황을 띠게 되었어요. 꾸준히 우상향하던 닛케이 지수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히 상승하며 30,000선을 돌파했어요. 다른 주요 선진국의 물가 상승률이 8%를 왔다 갔다 할 때도 일본은 2%대의 물가 상승률을 보이며, 마이너스금리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충분한 상황이에요.

출처: Investing.com

🇯🇵: 나만 너무 옆길로 샜나?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세요. 돈 맡아주는 대신 수수료 내야 한다면 과연 누가 돈을 맡길까요? 차라리 엔화를 달러로 바꿔서 미국 은행에 맡기고 말지. 게다가 작년부터 미국 기준 금리는 무려 11번이나 올랐어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서 급변하는 것은 원/달러 환율뿐만이 아니에요. 지난 2020년만 해도, 달러당 100엔 수준이었던 환율은 이제 150엔을 넘보며 50% 가까이 급등했죠.

이러한 환율 급등은 일본 내 수입 물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을 괴롭히는 건 물론, 낮은 변동성으로 안전 자산이라 여겨지던 엔화의 지위도 흔들고 말았어요. 그래서 지난 10월 초, 환율이 또 한 번 150엔에 육박하자 시장 개입을 통해 조금 낮추기도 했어요.

버핏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엔화 약세가 꼭 부정적인 결과만 야기하는 건 아니에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일본의 5대 상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했어요.

👉 Editor’s comment

일본 5대 상사
일본을 대표하는 무역회사 5곳으로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스미토모상사, 이토추상사, 그리고 마루베니가 여기에 해당.

지난 2020년 8월에 5대 상사의 지분을 5% 이상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4월엔 그 비중을 7.2%까지 높인 거예요. 실제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엔화 약세 및 금융완화 정책이 낳은 긍정적 효과이기도 해요. 올해 닛케이 지수는 33년 만에 33,000선을 돌파한 것은 물론, 연초 대비 20% 넘는 상승 폭을 보였어요. 실로 오랜만에 일본 경제가 대외적으로 저력을 보인 셈이죠.

그렇다 해도 일본 정부가 지금의 엔화 약세를 마냥 지켜보고 있진 않을 것으로 보여요. 최근 일본은행 금융정책위원회 의사록을 보면 주요 안건으로 YCC 철폐가 언급되고 있다고 해요.

👉 Editor’s comment

수익률곡선 관리(Yield Curve Control, YCC)
국고채 10년물의 금리 변동 상/하한을 정해 이를 기준으로 채권 매입과 매도를 결정하는 방법. 시장 금리가 상한보다 높으면 이를 무제한 매입해 금리가 더 오르는 걸 막고, 시장금리가 하한보다 낮으면 무제한 매도해 금리가 더 내려가는 걸 막음.

당분간 앞으로도 초저금리로 엔저를 유지하며 디플레이션 탈출을 노릴 것이냐, 아니면 금리 인상으로 스탠스를 바꿔 엔화 가치 제고에 힘을 쓸 것이냐.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 일본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이번에 살펴본 바와 같이, 투자 성과와 직결되는 정책 방향을 가늠하기 어려울 땐 시시때때로 변화에 맞춰 투자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 바람직하죠. 핀트가 제공하는 글로벌 자산 배분 ETF 투자는 미국, 일본 등을 포함하는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등 국가 분류에 따라 수백, 수천 개 기업에 분산 투자해요.

섹터별 이슈를 분석해 투자하는 AI 투자엔진 아이작과 함께 해외 투자의 과실을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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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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