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기준금리 결정하는 이 곡선은?
2023. 08. 28
“이날 열린 美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X.XX%p 인상함에 따라 최종 기준금리는 O.OO%가 되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회의가 열릴 때면 접하는 뉴스예요. 지난달엔 0.25%p 인상이 결정됨에 따라 우리나라와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2%p로 벌어졌어요. 그 결과, 안정세를 찾아가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에 접어들었고요.
여기엔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동결 조치도 영향을 미쳤어요. 이처럼 언뜻 상충하는 듯 보이는 각국 중앙은행의 조치는 무엇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걸까요?
우리나라가 1인당 국민소득 1,000달러와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중진국 반열에 들어섰던 1977년. 미국에선 연준법 개정이 있었어요. 여기서 완전고용과 물가안정이라는,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가 처음으로 규정된 이후로 지금까지 반세기 가까이 그 역할이 이어지고 있죠.
사실상 이 같은 목표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중앙은행의 공통 설립 이유이기도 해요. 따라서 중앙은행은 물가와 고용의 안정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기준금리를 매만지며 통화 정책을 펼치는 기관이라고 볼 수 있어요.
물가와 고용의 안정을 이루기 위해선, 먼저 이 둘이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지 알아야 해요. 각각의 지표로 물가는 물가상승률, 고용은 실업률로 활용할 때, 짧은 기간을 놓고 보면 물가와 실업률은 서로 반비례하는 경향을 띠고 있어요. 이 현상을 발견한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의 이름을 따 ‘단기 필립스 곡선’이라고도 불러요.
👉 Editor’s comment
필립스 곡선(Phillips Curve)
경제학자 윌리엄 필립스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은 서로 상충하는 관계가 있음을 나타낸 곡선. 물가가 안정되려면 고용 악화가, 실업률 감소를 위해선 고물가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의미. 단기에서만 성립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보면 자연실업률 수준에서 물가상승률이 수직이 되기 때문.
실업률이 낮으면 물가는 어떻게 될까요? 돈 받고 일하는 노동자가 많으니 재화나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해요. 이는 단기적으로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죠.
여기서 수요 증가는 다시 고용으로 이어지기에 임금도 오르고 덩달아 물가가 한 번 더 상승 압력을 받아요. 가파르게 오른 물가는 기업의 매출을 증대시키고, 이는 다시 고용으로 이어지면서 실업률을 낮추는 결과를 낳게 돼요.
실업률이 높으면 재화 및 서비스 수요가 줄어들어요. 자연히 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기울기를 보일 거고요. 낮은 물가 상승률은 기업들의 매출 감소 효과로 이어지고, 이는 곧 고용 지표에도 악영향을 끼칠 확률이 높아요.
단기 필립스 곡선은 수많은 실증 사례를 통해 그 이론이 입증된 바 있어요. 고용을 늘리기 위해선 높은 물가상승률을 감당해야 한다는 내용에 따라, 고용 안정과 물가 안정, 둘 모두를 이루는 건 어려운 목표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기도 하죠. 결국 연준을 비롯한 각 나라의 중앙은행은, 반비례하는 물가상승률과 실업률 사이에서 최선의 수를 두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뜻이고요.
‘예외란 어디에나 있다’는 말 들어보셨죠? 단기 필립스 곡선에도 예외는 있어 왔어요. 1970년대 오일 쇼크를 시작으로 가파른 물가 상승률과 대규모 실직 사태가 동시에 발생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한 경우가 대표적이에요.
장기적으로 기업과 노동자 모두 물가 상승에 대해 합리적 기대를 형성하는 경우도 들 수 있어요. 이때 실업률은 고정된 채로 물가상승률만 증가하는, ‘수직선’ 형태를 그린다는 이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실증 사례 또한 있기도 하죠.
이렇듯 거시 경제는 변수가 워낙 복잡한 탓에 중앙은행의 예측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자주 발생해요. 최근에는 가파른 물가 상승률과 대량 실직으로 이중고를 겪는 아르헨티나가 그중 한 사례이고요.
이번 핀트레터에서는 중앙은행의 역할과 이를 이해하기 위한 필립스 곡선을 살펴봤어요. 이를 통해 물가와 고용의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기준금리 결정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었는데요.
예측하기 어려운 거시경제 사이클 안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수립을 위해선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 투자해야 해요. 전 세계 투자 이슈를 요약해 전달해 드리는 핀트레터와 함께, AI 투자엔진 아이작의 선택을 투자에 참고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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