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기준금리 내리면 증시 오르는 이유
2024. 04. 08
미국 현지 시각으로 3월 20일 있었던 올해 두 번째 FOMC 정례회의에서도 기준금리는 동결 조치되었어요. 다만, 올해 안으로 몇 차례 금리 인하가 있을 거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에 따라 뉴욕 3대 주가지수는 모두 최고치를 기록했죠.
이처럼 기준금리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낮은 이자에 돈이 풀리면 증시 유입이 예상되니까 오르겠지, 라고 생각하셨다면 오늘 핀트레터를 유심히 봐주세요.
위 그림은 2022년부터 미국 기준금리와 S&P500 주가지수의 흐름을 나타내요. 금리가 오르면 증시는 내릴 거라는 생각과는 다소 다른 움직임을 보이죠? 지수는 향후 기준금리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동일한 시간 선상에서 보면 정확한 비교가 어려울 수 있어요.
따라서 비교를 쉽게 하기 위해선 아래 그림과 같이 전체 기간을 1) 금리 인상 기대 기간, 2) 금리에 대한 기대가 뒤섞인 기간, 3) 금리 인하 기대 기간으로 나눠서 보면 좋아요.
이를 보면 대체로 금리 인상이 기대될 때는 지수가 하락하는 경향이, 금리가 내릴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에는 오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시장의 기대가 주가 흐름을 만드는 만큼, 주가지수를 경기 선행지수로 보는 시각이 많아요. 기준금리는 경기 순환 측면에서 경기의 과열 및 침체에 대응하고자 중앙은행이 결정하는 대표적인 지표이고요.
그렇다면 금리 상승 기대는 왜 주가지수 하락을 유발할까요? 인과 관계를 단순히 보기 위해 수출입을 제외한 내수시장만 생각해 볼게요. 거시경제학에서 지출접근 방식으로 보면 한 나라의 GDP(Y)는 소비지출(C), 정부지출(G), 기업 투자지출(I)의 합으로 정의될 수 있어요(Y = C + G + I).
금리 상승은 소비에 대한 기회비용을 증가시키니 전체 소득 대비 소비가 감소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은 증가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결과를 낳아요.
기준금리가 5%일 때 100만 원을 쓰면 5만 원의 기회비용이 발생하지만, 금리가 10%이면 같은 100만 원을 써도 10만 원의 기회비용이 생겨요. 여기서 기회비용이란 소비하지 않고 저축했다면 얻을 수 있는 수익을 뜻하고요.
똑같이 100만 원만 썼지만, 기회비용까지 고려한 총 비용은 오른 셈이에요. 기업 입장에서 봐도 금리가 오르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이 오르기 때문에 투자 성향이 감소하게 되죠. 특히 지속적인 R&D가 필수인 기술주의 경우 투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요.
결과적으로 금리 인상은 민간 소비와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고 현금 저축을 유도해요. 시장에 도는 현금이 줄어들면서 경기는 둔화하죠. 이는 기업 실적 감소로 이어지며 주가를 떨어뜨리게 돼요. 금리 인하는 이와 반대의 결과를 가져오고요.
높은 기준금리가 주식 시장을 어렵게 하는 두 번째 이유. 투자 리스크 대비 얻는 수익률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에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로 얻는 수익률에 비해 주식 투자가 크게 가치가 없다는 거죠. 대표적으로 채권을 꼽는데, 기준금리가 높을 땐 낮은 리스크를 가진 채권에 투자해도 주식 투자만큼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요.
쉬운 비교를 위해, (물론 수많은 변수 때문에 수익률을 담보할 수 없지만) 주식 시장에서 연간 수익률 10% 실현 확률을 50%, 채권 시장에서 연간 수익률은 기준금리와 동일하고 실현 확률을 90%라고 할게요. 주식과 채권에 각각 1,000만 원씩 투자한다고 보면,
금리 5%일 때
주식 기대 수익: 50만 원, 채권 기대 수익: 45만 원
금리 2%일 때
주식 기대 수익: 50만 원, 채권 기대 수익: 18만 원
어떤가요? 주식 투자가 채권 투자에 비해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함에도, 금리가 높을 때 수익률이 두드러지지 않아요. 반면에 낮은 금리 상황에서 예상되는 채권 수익금을 볼 때, 주식 투자를 해보는 게 상대적으로 합리적 의사 결정이 될 수 있죠.
이처럼 리스크 프리미엄의 가치가 떨어지면 주식보다는 채권으로 자금이 몰려요. 이는 주식 시장의 성장 동력 감소를 불러오고요.
기준금리 양상을 통해 현재 경기가 어느 국면에 있는지, 추후 통화정책의 향방이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추측해 볼 수 있어요. 앞서 든 예시처럼 리스크의 가치가 어떻게 변할지 예상한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통화 정책 결정권자인 파월 연준 의장의 말이라면 짧은 말이라도 시장 참여자들이 그 뒤에 숨은 함의를 파악하기 위해 주의 깊게 보는 거예요. 빠르면 올 상반기부터 시작될 금리 인하 소식도 예의주시하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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