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다가오는 협상의 날

2023. 05. 04

핀트레터 [단기금리로 알 수 있는 것] 편에서는 2023년 3월에 있었던 은행 위기에서 2년 만기 미 국채의 이상 반응을 소개했어요.

이번에는 그보다 짧은 1개월과 3개월 만기 미 국채가 더 심각한 이상 반응을 보이고 있어요. 이는 단순히 일부에게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 미국 금융 시장의 주요 경제주체들이 같이 엮인 문제이기도 해요.

문제여도 너무 문제, 채권 금리

일반적으로는 장기 채권 금리가 단기 채권 금리보다 높아요. 그렇다 해도 최근 1개월과 3개월 만기 국채 추이를 보면, 그 기간 차이가 두 달밖에 되지 않는데도 금리 차이가 너무 심해요.

2012년부터로 볼 때, 2023년 4월 20일의 3개월 – 1개월 미 국채 금리 차이는 평균 수준에서 표준편차의 11.7배만큼 벗어나 있어요. 정규분포를 따르지 않으니 완전히 정확하지는 않지만, 표준편차의 3배만 해도 1% 이하의 확률이고, 이례적인 상황이에요.

출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 기간: 2012년 1월 ~ 2023년 4월

다시 맞닥뜨린 부채 한도 문제

미 공화당은 백악관이 과도한 지출을 줄이기로 약속한다면 한도를 1조 5천억 달러 높이는 것에 동의하겠다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어깃장을 둬가면서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요. 1개월 만기 국채는 협상 기한 전에 만기가 돌아오니 괜찮아요. 3개월 만기 국채는 협상 기한인 6월 이후 만기가 도래해요.

이때 협상에 실패할 가능성과, 이로 인한 부도 위험을 반영하느라 국채 금리가 급등한 거죠. 미국이 망하는 사태에 대비하는 보험료(CDS premium)는 이와 비슷한 일이 있던 2011년보다 비싼데요. 보험료가 더 높다는 건, 국가 부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에요.

MMF: 난 행복해

지금 많은 돈이 MMF, 즉 초단기 자금으로 몰리고 있어요. 2020년 초 코로나 발생 시점의 잔고를 못 넘고 있었는데 이번엔 그 수치를 넘기며 MMF는 미소를 짓고 있죠. 은행 예금 금리는 너무 낮은 상황에 2023년 3월에 뱅크런이 터지면서 은행 예금이 이동한 결과예요.

MMF는 사람들이 맡긴 돈을 어떻게 할까요? 1) 은행에 예금하거나 2) 연준에 돈을 넣거나 3) 재무부가 새로 발행한 1개월물 국채를 사거나 4) 시장에 이미 거래되는 1개월물 국채를 사는 선택지가 있어요. 그런데 은행 예금 금리는 너무 낮고, 재무부가 부채 한도에 가로막히면서 신규 발행 국채는 부족해요. 시장에 있는 1개월물 국채는 너무 고평가된 탓에 선택지는 하나밖에 남지 않게 돼요. 바로 연준에 돈을 넣는 거죠.

출처: 미 재무부 산하 금융연구소 | 기간: 2011년 1월 ~ 2023년 3월

시중 은행: 😞…

뱅크런으로 압축할 수 있는 은행 위기. 잠잠해진 듯 보이나요? 그렇다고 해서 은행들의 위기가 해결된 건 아니에요. 게다가 MMF의 자금이 연준으로 몰리게 되면, 은행들의 지급 준비금이 줄어드는 결과를 가져와요.

은행이 스스로 이를 해결하려면 예금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예금 금리 인상은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으로 돌아와요. 현금을 확보하고자 택한 전략이 역으로 수익성을 줄게 만드니 여전히 자체적인 문제 해결은 어렵다고 볼 수 있어요.

연준: 악역 하기 싫지만…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론, 다른 연준 총재들의 입에서 다시금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요. 인플레이션이 5%까지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고용이나 소매 판매 등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기에 기준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시장의 분위기와는 반대로 흘러가고 있죠. 그런데 만약 연준이 이와 같은 매파 발언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앞서 MMF가 1개월물 국채가 너무 고평가되어 선택하지 않는다고 했는데요. 연준마저 시장 분위기를 따라 손 놓고 있으면 1개월물 채권 금리는 더욱 떨어지게 될 거예요. 결국 이 문제가 심화하여 은행 지급 준비금은 빠지고요.

은행 스스로 현금 부족 문제의 해결이 어려우니 연준 긴급 대출 기구에 손을 벌리게 될 테고, 시중에 돈이 공급되니 연준이 노렸던 양적 긴축 효과는 줄어들겠죠. 이는 곧 예정보다 양적 긴축을 더 오래 해야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져요. 경기 하락세가 더 지속하는 악순환이 나타난단 뜻이에요.

향후 시장에 미칠 영향

이 사태가 무사히 진정되려면 재무부 비상금(TGA 계정 잔고)이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버텨 줘야 해요. 우선 4월 말에 완료되는 연방 소득세 집계 결과에 따라 남은 시간을 가늠할 수 있어요. 세금이 넉넉히 걷힐수록 여유가 생기는 거죠.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시간이 줄어든다면? 앞서 제시한 3개월물 – 1개월물 금리 차이는 벌어지고 은행의 지급 준비금은 줄어들어요. 은행이 빌려줄 돈이 줄어드니 경기에도 좋지 않고, 정부 지출이 멈추면서 항공/방산과 같이 정부 수주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무사히 협상이 완료된다면 비정상적이었던 3개월물 – 1개월물 금리 차이가 정상화됨에 따라 주식 시장은 일시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도 있죠.

먼 얘기만 같던 재무부의 부채 한도 문제. 이제 슬슬 금융 시장에도 반영되기 시작했어요. 앞으로 당분간 협상이 끝날 때까지는 뉴스 경제면을 오르내리며 경제주체에 혼란을 줄 수 있는데요.

그런 상황이 오더라도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길 바란다면? 시장의 부침에도 당황하지 않고 담담하게 관찰하고 움직이는 아이작에 맡겨보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어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23-090호(2023.04.27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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