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블랙먼데이는 없었다

2023. 03. 29

2023년 3월의 금융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격렬히 변했어요. 실리콘밸리은행(Silicon Valley Bank, SVB)의 파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연쇄작용과 파급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에요.

SVB 파산 이틀 만에 뉴욕 시그니처은행도 폐쇄되었어요. 동시에 미국 은행들의 주가는 폭락했고 은행들의 유동성은 악화되었고요. 그리고 이는 금리 정책에 대한 시장의 예측마저 바꿔 놓았어요.

SVB 파산이 있기 전, 연준은 50bp 인상을 고려했고, 실제로 노무라 증권(일본 최대 증권사)도 50bp 인상을 예측했어요. 파산 이후 노무라 증권은 크게 입장을 바꿔 금리 25bp 인하로 긴축 중단을 예측하기에 이르렀죠. 실제로는 어땠을까요? 3월 FOMC에서 연준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금리를 25bp 올렸어요.

시작은 은행의 투자

궁금하실 거예요. SVB가 왜 망했는지. 그 이유를 알려면 먼저 은행의 사업과 수익 구조를 알 필요가 있어요. 은행이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낸다는 사실은 다들 아시죠. 이 외에도 채권이나 증권 등에 투자하기도 해요. 그런데 만약,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거나 투자가 예상대로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바로 이 지점이 SVB 파산의 시발점이었어요.

SVB는 왜 망했을까?

1.     IMF 외환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건 같은 큰 경제 이슈
2.     은행이 대출, 투자를 잘못해서 투자금 회수를 못 하는 경우
3.     패닉으로 인해 은행 자체의 문제가 없어도 위기에 빠지는 경우

은행이 위기에 처할 수 있는 경우는 크게 위와 같이 생각해볼 수 있어요. 보통은 여러 이유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요. SVB의 뱅크런으로 시작해서 대규모 파산 사태로 연결된 이번 사건은 2번에서 시작해 3번으로 연결된 케이스예요. 투자 실패가 원인이었던 거죠.

불씨는 금리

미국 16위의 대형 은행을 파산으로 이끌고 간 배경은 이러해요. 2022년 이후의 가파른 금리 상승은 여러 경제 주체들에게 복합적인 어려움을 만들어 주었어요. 먼저, 각종 기업을 유동성 위기에 빠뜨렸고 돈이 급해진 벤처캐피탈, 스타트업 등을 중심으로 은행에 예금 인출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났어요.

갑작스럽게 늘어난 인출만으로도 은행 재정에 부담이 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저금리 시기였던 2020~2021년, SVB는 장기 채권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는데, 이후 금리가 오르자 채권 가격이 내려간 거죠. 이런 시점에서 인출 요구와 같이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늘자 싼 가격에 채권을 팔아야 했어요.

채권손실, 파산까지 간 이유?

값이 싸진 국채를 팔아서 인출 요구에 응하던 은행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어요. 18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메꾸기 위해 22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발표했지만, 은행 건전성을 우려한 고객들의 인출 요구는 뱅크런으로 이어졌고 하루 만에 420억 달러의 예금이 빠져나갔어요.

이렇게 많은 돈이 인출된 건 주 고객들 중 큰 손이 많았기 때문이에요.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는 25만 달러 정도로, 한화 약 3억 원에 해당해요. 3억 이하의 예금자는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돈을 잃지 않아 대규모 인출사태가 생길 우려는 적어요.

하지만 SVB는 고객의 90% 정도가 25만 달러 이상을 예치해 두었을 정도로 고액 예금자가 많았어요. 은행이 파산할 경우 10명 중 9명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너도나도 인출부터 하게 된 거예요.

스위스 은행도 들썩?!

SVB 파산 이후 미국 중소 은행들이 연쇄로 파산하는 중, 유럽에서도 큰 사건이 일어났어요. 자산순위로 스위스 2위, 전 세계 45위에 해당하는 CS(크레디트스위스)마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이죠.

연이은 투자 실패로 2022년에만 약 1조 원 손실을 냈고, 최근 결산 보고서에서 회계상 중대한 약점마저 발견되었어요. CS의 파산 위기에도 불구하고 최대 주주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립은행마저 추가 지원을 거부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증폭되었어요.

UBS의 등장

다행히 19일(현지 시각)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CS를 30억 프랑(약 4조 2천억 원)에 인수했어요. 주말 사이 진행되었는데 그 이유는 개장 전에 합의하여 아시아 시장에 블랙먼데이 사태가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어요.

스위스 중앙은행은 합병을 공식화하며 UBS에 90억 프랑(약 13조 원)의 금전과 약 1,000억 프랑(약 142조 원)의 유동성을 지원하기로 약속했어요. 올해 말까지 후속 조치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죠. 파산한 SVB도 퍼스트 시티즌스를 포함해 두 곳 이상의 업체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어요.

최근 시장의 뜨거운 이슈였던 SVB 파산 사태에 이어 CS 인수 건까지 다루어 보았는데요. 이처럼 한 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요. 아이작은 투자 상황에서 최적의 결정을 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하고 있어요. 직접 하기 힘든 글로벌 위기 대응, 아이작의 도움을 받아 보세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23-066호(2023.03.29 ~ 202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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