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공포에 사라는 말, 진짜일까?

2024. 04. 15

투자에 참고할 수 있는 여러 지표 중에 ‘공포지수’😱 가 있어요. 시카고 옵션 거래소(CBOE)에서 관리하는 ‘변동성 지수(Volatility index)’로 VIX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지수는, 사람들이 예측하는 한 달 뒤 S&P500지수가 얼마나 넓게 분포하는지를 수치로 나타낸 거예요.

따라서 사람들의 예측이 어느 하나의 값으로 쏠리면 작아지고, 여러 값으로 흩어지면 늘어나요. 시장이 혼란해지면 싼값에 사려는 사람부터, 반등을 노리는 사람까지 다양하게 나타나니 VIX는 오르게 돼요. 반대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비슷한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면, 모두가 평화롭게 비슷한 가격에 거래하고자 할 테니 VIX는 작아지는 거죠.

얼추 VIX 가 움직이는 기초 원리는 알았으니, 이젠 VIX를 어떻게 투자에 활용할 수 있는지 볼까요? 오늘 레터에서는 평상시 VIX가 어느 수준에 머무는지, 지금은 어떤 값을 보이는지 알아볼 거예요. 이를 토대로 앞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해도 될지 가늠해 보고요.

평상시, 위기, 그리고 안정기 때 VIX

*VIX는 월별 마지막 날의 종가를 기준으로 함

위 그래프는 1990년 1월 첫날부터 지금까지 VIX 움직임이에요. 붉은 점선은 VIX의 산술평균인 19.5 포인트를 나타내요.

역사적으로 고점을 찍은 시기를 보면 닷컴 버블이 터졌던 1) 1995년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의 금융 위기2)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의 부도로부터 시작한 2008년의 금융위기, 그리고 비교적 최근에 있었던 3) 코로나19 팬데믹이 확산하던 시기가 있죠.

이들 시기의 VIX 값을 보면 닷컴 버블 당시 40, 2008년 금융 위기 당시 60,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당시 50을 넘어섰어요.

35년 가까운 기간의 평균이 19.5인 걸 볼 때 2~3배에 가까운 수치이죠. 반대로 이들 위기가 닥치기 직전, 또는 위기 직후에 사람들이 패닉에서 벗어난 시기를 보면 10포인트에 가깝게 떨어졌고요.

🤔: “VIX가 높을 때 투자해선 안 되겠군”

그래프를 꼭 그런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어요. 애초에 VIX가 ‘변동성 지수’인 만큼, 변동성이 확대하면 시장 상승분을 통해 초과 수익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2002년 8월 22일, 2009년 4월 6일, 2020년 4월 20일, 이들 날짜로부터 한 달은 VIX가 각각 34.7, 42.8, 49.9 포인트로 무척 높았는데요.

이 기간에 투자했다면 S&P500이 한 달 새 20% 넘게 오르면서 달달한 수익을 맛봤을 거예요. 하지만 동시에 우리는 경험적으로 VIX가 낮을 때가 투자하기 좋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요.

📣 공포에 매수하세요

이런 말은 VIX가 ‘공포 지수’라는 별명을 달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 단순 착각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위 사례처럼 VIX가 높을 때 초과 수익이 가능한 동시에, VIX가 낮을 때 투자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도 있어요.

그건 바로 ‘변동성 대비 수익률’ 이 올라가기 때문이에요. 다시 말해, 똑같은 10% 수익을 내더라도 VIX가 낮을 때 더 편하게(낮은 변동성을 겪으며) 벌 수 있다는 뜻이에요.

이건 위 그림을 보면 더 명확하게 알 수 있어요. VIX의 월 평균값과 S&P500 지수의 변동성 대비 수익률의 분포를 보면 둘 사이에 확연한 음의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어요.

통계적으로 하나가 증가하면 다른 하나는 감소하는 관계를 말해요. VIX가 낮다고 해서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역사적으로 더 편한 투자를 할 수 있었던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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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지수 변동성 대비 수익률

30일 정보비율(Information Ratio)이라고도 하며 수익률을 같은 기간의 변동성으로 나눈 값.

🧐: 지금은 어떤데?

최근 VIX는 15포인트 아래 머물고 있어요. 그렇다면 ‘때는 지금이다’ 외치면서 들어가야 할 시기인 걸까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야 하는 법. 최근 들어 VIX는 이전과 조금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요.

예전에는 투자자들이 스스로 위험을 조절하기 위해 VIX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옵션 상품을 이용했다면, 요즘엔 만기가 짧다 못해 하루도 채 남지 않는 ‘0DTE’ 옵션 전략을 취하고 있어요.

예전과 달리 투자 방향이 날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보험처럼 사용하는 옵션도 긴 만기가 필요 없게 된 거예요. 이 때문에 VIX가 이전만큼 시장의 변동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어요.

👉 Editor’s comment

0DTE(Zero Day-to-Expiration)

당일이 만기인 옵션으로 상장할 때부터 만기가 당일로 설정된 옵션이 아닌, 거래 당일이 만기인 옵션을 사고파는 전략.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을 거래할 수 있음.

3월 말 발표된 2월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수치를 두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예상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했어요. 다시금 미국이 기준 금리를 낮추고, 기업은 더 많은 돈을 벌길 바라는 우리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에요.

동시에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음에도 시장은 오른 것을 떠올려 본다면, 시장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건 아닐까, 의심이 고개를 들기도 하죠. 그럼 이럴 때는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까요?

기본에 충실한 투자

이처럼 투자에서는 양가적인 상황에 놓일 때가 많아요. 그렇다고 해서 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좋은 선택이 아닐 수 있어요.

(참고하면 좋은 글: [투자를 이어갈 이유])

예상되는 리스크를 못 본 체하는 것도 옳지 않아요.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주가에 가려진 기업을 보고, 직감보단 숫자로 판단하는 게 중요하죠. 재무제표를 올바르게 해석한다 해도 투자 결정을 내리기까진 쉽지 않겠지만요.

핀트 AI투자 엔진 아이작은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수많은 기업의 최신 재무제표를 해석 및 평가하고, 주가의 움직임도 유심히 살펴보고 있어요.

이를 바탕으로 향후 6개월 안에 위험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을 것으로 보이는 종목을 찾는 거죠. 기대와 의심이 뒤섞인 지금, 합리적인 투자를 지향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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