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옵션, 할까 말까?

2023. 05. 15

잊을 만하면 뉴스에 나오는 옵션(Option)이 이번에도 도마 위에 올랐어요. 파생상품 중 하나인 옵션은 미국 금융 시장에서도 매우 큰 영향을 미쳐요.

너도나도 쉽게 얘기하지만 정확한 뜻은 몰랐던 옵션. 과연 이 옵션이 무엇인지, 관련 지표 및 예시는 어떻게 해석하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옵션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는 어떤 게 있는지 알아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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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액결제거래(Contract For Difference, CFD)

투자자가 기초자산을 갖지 않고도 가격변동 시 차액에 대해서만 정산하며, 그 차익을 목적으로 매매하는 장외파생상품.

주가조작 혐의 사건이 최근 연일 뉴스에 오르내렸어요. 일부 작전 세력에 의해 유동성 낮은 종목, 공매도 금지 종목 등에 CFD가 악용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인데요.

옵션도 결국 기초자산에 기댄 투자인 만큼, 원금손실이 커지는데도 추가 증거금을 확보하지 못하자 반대매매가 이뤄진 게 결국 주가 폭락을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진 거죠.

옵션, 그 시작은 보험

차 살 때 옵션은 기본형에 붙는 선택사양을 말해요. 파생상품 옵션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기초자산에 대해서 특정 행동을 할 건지, 말 건지 선택할 권리를 뜻해요. 쉬운 예로 특정 행사가격에 살 권리를 콜옵션, 팔 권리를 풋옵션이라고 해요. 옵션을 샀다면 특정가격에 행사할지 말지의 권리가, 옵션을 팔았다면 구매자의 권리 행사에 대응할 의무가 생겨요.

옵션 가격은 기초자산 가격 변화를 1:1로 따르지 않아요. 원래 옵션은 포트폴리오의 가치가 급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험 차원에서 만들어졌어요.

그렇다 보니 기초자산 가격이 오르거나 내릴 때, 행사 가격이 현재 기초자산 가격과 비슷하면 옵션을 통한 ‘보험 가입’ 효과, 즉 레버리지 효과가 극대화돼요. 이러한 옵션의 시장 현황을 간편히 체크하는 방법도 있어요.

옵션 수요가 알고 싶을 때

시장 참여자들이 흔히 공포 지수라 부르는 VIX. 시장에 있는 S&P 500 지수에 대한 옵션들을 만기 30일로 조정 및 계산한 내재변동성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변동성 기대치를 뜻해요.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수요)과 비례하기 때문에 VIX는 주가 지수 옵션에 대한 시장 수요를 보여줘요.

풋옵션 수요가 올라갈 때를 상정해 이름 붙은 공포 지수. 하지만 주가 상승 기대감에 따라 콜옵션 수요가 오를 때 역시 VIX는 올라갈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VIX = 공포 지수’라는 등식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려요. 이러한 움직임은 개별 주식 기반의 옵션에 대해서도 거의 비슷하게 성립하는 경향을 보여요.

옵션 관련 지표들을 발표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2023년 4월 말에 하루짜리 VIX인 VIX1D를 출시했어요. 0DTE의 유행에 따른 것으로 VIX1D 지수가 오른다면 0DTE 수요가 높다는 걸 뜻해요.

기초자산이 되는 주가가 상승하면 0DTE 콜옵션이, 하락하면 0DTE 풋옵션이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죠. 그렇다면 여기서 0DTE는 무엇일까요?

한 달? 난 오늘만 살아 📆

앞서 말했듯 옵션의 출시 배경은 기초자산 투자에 대한 보험 마련이었기에, 주 단위 이상으로 만기가 긴 옵션들이 주를 이뤘어요. 그러던 상품 구성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돈이 너무 많이 풀리면서 투기적으로 변질되는 과정을 거쳤어요. 이제는 주 단위, 더 나아가 일 단위 옵션이 유행하고 있죠.

일 단위 옵션은 당일 만기, 즉 만기가 채 하루도 되지 않는다는 뜻에서 0DTE(Zero Date to Expiry)라고 불러요. 0DTE가 핫한 옵션으로 떠오른 이유? 옵션 고유의 레버리지 기능은 물론, 당일 만기로 사라지는 탓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에요. 단타를 주로 하는 거래자들에게 아주 딱 맞는 특성이고요.

기초자산 상승에 베팅한다면 0DTE 콜옵션을, 하락에 건다면 0DTE 풋옵션을 살 수 있어요. 최근 S&P 500 지수 옵션 일간 거래량에서 0DTE가 40%를 넘나들며 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커졌어요.

0DTE 옵션 베팅이 많아지면 이 현상이 강해지며 장중 기초자산 움직임이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어요. 아래 그림은 S&P 500 지수 기반 옵션을 다루고 있지만, 개별주식 기반 옵션 역시 비슷한 일이 일어나는 중이에요.

출처: Bloomberg(Lu Wang), Zero-Day Options Boom is Turning Wall Street Trading On Its Head, 2023-03-22

대형주에 답이 있다?

이러한 옵션 시장의 움직임을 다른 방법으로 알 수 있을까요? 간단하게 주가의 움직임을 통해 살펴볼 수 있어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옵션거래가 있는 경우, ‘왝더독(Wag the dog)’ 현상에 따라 주가지수에 포함된 주식들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에요.

주가지수에 포함된 대형주들 위주로 가격 변동이 있다? 그리고 소형주들은 별다른 변화가 없거나, 있어도 대형주보다 변동이 상당히 작다?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주가지수 기반의 옵션 수요가 높아 시장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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왝더독(Wag the dog) 현상
옵션 시장이 기초자산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의미. 옵션 시장에는 시장 조성자(마켓 메이커)가 있어 투기자들이 옵션을 매수하면 시장 조성자는 옵션을 매도해 주어 거래를 성사함. 시장 조성자는 약간 비싸게 거래를 성사하는 것에서 수익을 내므로,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는 것을 원하지 않음. 시장 조성자는 본인들이 콜옵션을 팔았다면 기초자산을 매수, 풋옵션을 팔았다면 기초자산을 매도해서 시장에 영향을 줌.

꼬리가 몸통을 흔든 사건

왝더독 현상의 대표적 예로 2020년 8월의 테슬라(TSLA)를 들 수 있어요. 당시 파이낸셜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소프트뱅크는 2020년 8월에 나스닥100 지수 상위 종목들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콜옵션을 대량 매수했어요.

기초자산에 대한 매수세를 부르는 콜옵션 매수의 결과로 이때 테슬라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어요. 이 구간 동안 테슬라 주식에 대한 내재변동성도 같이 높아진 현상을 보였죠. 내재변동성은 옵션 가격(수요)에 비례하기 때문에, 소프트뱅크의 옵션 매수가 시장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2020년 테슬라 데이터(출처: Bloomberg)

옵션 매매, 결론은?

이번 핀트레터에서 살펴본 내용을 종합할 때, 일반 개인 투자자들이 옵션 매매를 하는 건 추천하지 않아요. 정밀한 가치 평가 방법과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도박이 되기 때문이죠. 대신에 시장을 판단하는 눈을 키우는 건 필요해요. 알고 하는 투자와 모르고 하는 투자, 그 둘은 차이가 크니까요.

이를 위해 앞서 제시한 것처럼 내재변동성과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비교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옵션이 시장에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는지를 볼 줄 안다면 자산 가격 상승이 투기 세력 때문인지, 실제 가치가 올랐기 때문인지 알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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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023-093호(2023.05.12 ~ 202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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