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상식, 핀트레터
트럼프가 재선 성공하면 증시는?
2024. 03. 04
올해 예정된 여러 이벤트 중 가장 많은 이가 집중하는 건 단연 미국 대선일 거예요. 11월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이 8개월 여 남은 가운데, 올해 대선은 전∙현직 대통령끼리의 대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Let’s Finish The Job” 바이든 대통령과 “Make America Great Again”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상황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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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Finish The Job
민주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3년 재선 도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며 외친 구호.
Make America Great Again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대선 캠페인에서 사용하며 유명해진 구호.
대선의 향방은 시장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쳐요. 대선 여론조사 결과와 미국 주식시장의 상관관계를 통해 미루어 알 수 있는데요. 트럼프와 바이든 중 어느 후보의 지지율이 높냐에 따라 주가 상승률도 상당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어요.
실제로 바이든 현 대통령이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14개월간 주가지수 수익률은 연 환산 평균 3.4%였던 데 반해, 트럼프가 우세할 때는 연평균 35.2%를 기록한 바 있죠.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는 서로 다른 세금 정책, 정책 일관성 등을 꼽을 수 있어요. 이렇듯 대선 주자의 정책 혹은 그 기반이 되는 정당에 따라 증시가 웃기도 울기도 해요.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1961년 이후 12번의 대선(바이든 현 대통령 포함)에서 각각 6명씩 대통령을 배출했어요. 각 대통령의 재임 시기별로 S&P500 지수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아요. 참고로 이는 각 임기 때 벌어진 금융위기, 재정정책 발표 같은 이슈가 반영된 실제 수치를 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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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환산 수익률(Annualized Growth Rate)
연간 기준으로 환산한 수익률. 일례로 취임 후 3년이 지난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중 S&P500 수익률은 2024/02/28 기준으로 약 32%이고 이를 연간으로 환산한 수치가 9.43%.
민주당 후보로 나와 당선된 빌 클린턴 대통령이 연 15.05% 수준으로 민주당 출신 대통령 중에서는 가장 높은 증시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길고 길었던 냉전이 끝나고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며 미국이 세계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시작하던 시기였죠. 동시에 수출은 급성장하고, 중공업에서 금융 및 첨단산업 위주로 산업체계가 개편되던 시기였고요.
공화당 집권 하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 14.13% 수준으로 가장 높은 증시 상승률을 기록했어요. 코로나 시기 이후 여러 금융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 등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던 시기이기도 했죠.
공화당 출신인 닉슨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이하 아들 부시)의 임기 중에는 증시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특히 아들 부시가 임기를 시작하던 해인 2001년엔 9∙11 테러가 발생하였고, 임기를 마치던 2008년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악재가 연달아 이어지며 재임 기간 동안 연 -6.21% 수준의 하락세를 띠었어요.
증시가 떨어진 건 아니지만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인 시기는 케네디 대통령 임기 때였어요. 고금리, 저소비, 그리고 경기침체라는 삼중고를 맞닥뜨리며 임기를 시작한 탓에, 높은 실업률과 저성장 기조를 타개해야 하던 시기였죠. 또한 냉전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시기였고, 그 유명한 1962 Flash Crash 등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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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 Crash
‘갑작스러운 붕괴’라는 뜻처럼 순식간에 주가지수나 금융상품 가격이 폭락하는 현상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1962년 5월 29일, 다우존스 지수가 5.7% 폭락한 바 있음.
앞에서 언급한 아들 부시를 포함해 대체로 공화당 출신 대통령 집권 시에 경기 침체가 찾아왔어요. 실제로 1950년부터 시작된 11번의 경기 침체 중 10번은 공화당 집권 시기였죠. 민주당 출신의 지미 카터 대통령 재임 시절이 유일한 예외 사례고요.
오일쇼크가 일어났던 시기의 닉슨과 포드, 인플레이션 공포로 인한 더블딥 침체의 레이건, 걸프전과 부동산 위기의 조지. H. W. 부시, 이라크 전쟁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아들 부시, 그리고 코로나19 팬데믹의 트럼프까지. 어느 하나 가볍지 않은 일들이 공화당 집권기에 많이 일어났어요.
실제 이런 사건들을 감안했을 때 위 표에서 민주당 집권기의 연 환산 수익률 평균 9.64%에 대비해서 공화당 집권기의 평균 5.86%는 오히려 선방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이른바 ‘졌잘싸’, 즉 졌지만 잘 싸운 셈이죠.
또한 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하는 정당과 행정부가 같은 정당인지 여부도 증시에 영향을 미쳐요. 입법부와 행정부가 서로 다른 정당일 때보다 같은 정당일 때 증시에 더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이는 높은 확률로 정책 기조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고요.
또 하나 재미있는 사실. 집권 정당에 따라 기준금리 추이도 달라져요. 경기 침체기가 유독 공화당 출신 대통령 재임 시절에 찾아왔던 만큼, 경기 회복을 위해 기준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에요.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임기 중에 금리를 내려놓으면, 민주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그 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는 모양새가 반복됐죠.
트럼프는 보호무역과 자국 이익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바이든은 무역 협력과 친노조 정책을 내걸고 있어요. 특히 에너지 정책에서 트럼프는 화석 연료 사용 및 재생 에너지 정책의 축소, 바이든은 재생 에너지 정책 증가 및 탄소 배출 감소를 제시하는 등 극도로 상반된 모습을 보여요. 이러한 후보별 특색과 정책을 토대로, 여러 전문가가 당선 시나리오에 따른 국제 관계 흐름을 내다보는 중이에요.
최근 여론 조사 결과에선 트럼프가 우세를 보이지만,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법이죠. 아직 8개월이나 남은 만큼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르니까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건 당선 시나리오별 예상되는 자산시장 흐름이에요. 산업 및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자산 비중을 빠르게 조정해야 하니까요.
현명한 투자를 위한 일련의 과정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진다면, 아이작과 함께 다가올 시장 변화에 대비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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